| 일본인들은 흔히 자신의 나라의 모어에는 욕이 없는 깨끗한 언어라고 종종 외국인에게 자랑을 하곤 합니다.
한 번 가볍게 다루어 볼게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바카(馬鹿) + 야로..모노 등은 그나마 심한 표현이라고 알려져 있지만.사실 욕은 아닙니다. 한문 그대로.. 말과 사슴도 구별 못하는 녀석..! 정도의 빈정대는 정도랄까 ..
친한 / 친근감있는 표현으로도 가끔 친구간에 사용하기도 하는 말이죠. 네.. 정말 우리나라같은 심한 "욕" 이 일본어로는 없어요 `ㅅ`
바카나 그 외의 와루구치..(惡口 그냥 빈정대는 표현) 정도면 모를까 .. 넷상에 욕이라고 줄줄 나열한 것들의 한문이나 원어 기원을 따지면 사실 다 저런 와루구치 유형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욕" 이 아닙니다.
욕이 없는 이유는 일단 일본의 "긴장타는 문화적 습성" 에 기인한다고 많은 학자들이 보고 있어요. 다도의 복잡하고 긴장하는 절차부터, 이지메(和의 부적응자 괴롭힘), 에도시대의 키리스테고멘 등이 그런 건데요.
일본은 자신들을 화합(和)의 나라라고 합니다. 자기 분수를 알고, 화합을 위해 힘써야지, 모난 돌처럼 잘나게 굴면, 괴롭혀진다
즉. 왕따당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약하거나 모난 녀석들을 단체로 괴롭히는 습성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거구요..그래서 고대부터 서로가 서로를 웃는 낯으로 대하면서도 속으로는 감시하는 긴장하고 속마음을 감추는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에도시대의 사무라이들에게는 "키리스테고멘 = 목 베고 나서 미안" 이라는 무사계급의 특권이 있었습니다. 자기에게 나쁘게 구는 천민들을 그 자리에서 베어죽여도 죄를 받지 않는 특권이었는데요. 그 덕에 사람들은 항상 긴장하며, 혹여 나쁜 말이 멋대로 입에서 튀어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욕이 발달할 수가 없었죠.
하지만.. 정말 욕이 없다고..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일본인의 혼네/다타마에 (겉마음/속마음) 과 연관지어서 한 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흔히 일드나 일본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갸들은 표현이 지극히 과장적이고 정말 영화에 출연하는 것 같은 우리와는 다른 묘한 인상을 풍기는 느낌을 주기도 해요. 뭔가 서로 연기를 한다랄까.. 일드를 열심히 보다보면 가끔 이런 공통점을 발견 하실 수 있을 겁니다
1. 심문이나 수사, 또는 질문을 받다가, 약간 피곤한/찌푸린 듯이 대답을 꼬박꼬박 말하면서도 그 이상 표정의 변화는 없다.
그러다가, 한 마디 더 물어보는 순간 갑자기 아무 표정변화도 없이 확 행동으로 밀치거나 찌르고, 때리고 도망가버린다.
2. 일관계, 상사-부하. 또는 내연관계의 사람끼리 불편한 일로 만났을 때에도, 일단 격식을 차리고, 피곤하게 이야기를 한다.
조용하게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확! 언성이 높아져버린다. 별일도 아닌 이야기에.
자.. 여기서 유추를 해 보는겁니다.
일본인들도 사람입니다. 그들은 우리랑 문화가 달라서 왠만한 일에 속마음을 밖으로 표출을 하지 않습니다. 일본어 자체도 은근히 돌려 말하거나, 표현법이 전혀 다르죠. 외국인은 어지간하면 속내 파악하기가 더 힘들어요.
그들은 속마음이 남이 사정을 알건말건 부글부글 끓기 직전까지 내색을 안 하는겁니다.
그러다가 별 말 아닌 한 마디에 99% 에서 1% 게이지가 채워져서,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타이밍에 갑자기 "폭발" 을 하게 됩니다.
유명한 사건으로 일본의 "피아노 살인사건" 이 있죠. 옆집에서 저녁에 맨날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것에, 계속 참다가
어느날 참지 못하고 식칼을 들고 한달음에 달려가 살해해버린 사건 말이죠. 당하는 입장 황당하죠. 아무 느낌도 기척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누가 찾아와서 분노해서 찔러버리니 말이죠 ㅡ,.ㅡ;
일본은 그렇답니다. 어느순간까지는 분노해 있어도 얌전히 있다가, 갑자기 폭발해버려요.
우리같으면 그 전에 시끄럽니, 조용히 하라니.. 등등 찾아가서 말다툼 좀 하고, 싸움도 하고 그러는데 말이죠.
어찌보면 참 불안하고 무서워서, 일본인들과 살 맞대고 살겠나.. 하는 생각까지 들 지경이지요. 완전 돌발행동 -_-
일본인들은 서로 속내를 숨기기 때문에, 서로에게 겉으로나마 서로 친절하게 굽니다.
우리처럼 딱 잘라서 "꺼져, 안돼!" 라는 거절을 사회생활에서는 잘 안하고, "아.. 죄송한데.. 아 이게 좀 부족한데.. "
라는 식으로 돌려 말합니다. 같은 일본인끼리는 "명백한 거절" 임을 알고 더 이상 말하지 않죠.
하지만 한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저건 거절이 아니라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다시 오면 해 줄수도?!" 라는 기대심리를 갖게 만들어버리는 태도지요. 그래서 구 유학생들은 일본인 입장에서 보면 "명백한 거절" 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찾아가서 부탁하다가 나중에 저 위의 식으로 폭발하게 만드는 경우가 잦았다고 합니다. ㅎㅎㅎ
자 앞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저런 돌발행동의 이유는 어찌보면 겉으로 표출할 수 없는 "욕설" 이 없기 때문에라고도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욕지거리를 신나게 퍼붓고 나면 뭐랄까 좀 시원하고.. 감정이 완화되며, 폭력 등의 행동으로까지 번지지 않는 앞선 수단이 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일본은 욕이 없으니, 감정의 조절에 어느순간 실패하는순간 돌발행동으로 나오게 된다랄까요.
과거 일본인 방문객들이 가장 신기하게 여기던 한국인들의 장면이 하나 있었답니다. 무엇이냐면요.
"자동차 접촉사고"
입니다.
참 많이 일어나는 경우인데요.
일본인들이 신기해한 이유
1. 내린 후 목소리 큰 놈이 이기기 때문에
2. 들을 수 없는 갖은 쌍 욕지거리로 싸우는 것을 보고 필경 행동폭력이나, 추가사고가 날 줄 알았는데... 합의가 되더니 바로 서로 싹 씻고 뒤돌아서 떠나버리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일본인들 관점에선 저런식으로 언성이 높아지고 막 가슴치기(?), 손으로 밀어내기..? 까지 나오는 것을 보며, 틀림없이 더 큰 사고가 날 줄 알았다고 하지요. 법과 원칙보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것에도 놀랐다고 하구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쌍욕으로 시원하게 서로 스트레스를 풀고는, 그제서야 하이카를 부르건, 보험을 불러서 합의를 보건. 처리할 것 하고.. 더 이상의 사건으로 번지지 않는다는 거지요.
일본에서는 저런식으로 몸치기까지 붙게 되면, 자칫 추가 유발 폭력사건, 살해사건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갑작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해 나오는 돌발행동 때문이지요.
영화에서나 나오는 그런 장면 말고, 정말 평범한 사회생활 속에서는 여간하면 타인과 신체접촉이나, 필요 이상의 관계를 원하지 않는 문화랄까요. 어지간하게 친해지기 전에는 이름도 잘 안부릅니다. 성씨-상으로만 부르지요.
얌전하고 친절해 보이는 일본인.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속내는 아무도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가 아니라 우리가 그들의 문화에 이해가 부족한 것도 한 이유가 됩니다.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욕이 없다고 정말 좋은 언어일까?" 난 절대 No 라고 말하고 싶다! 입니다 |